별로 고민하지 않으셨다가 갑자기 부정적인 말들을 들으시고 많이 고민되시겠어요. 그럴만도 하지요.. 아이의 나머지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라고 생각한다면요...
하지만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몫이라고 보여집니다. 제 생각엔 아이의 의사를 한번 물어보시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학교를 가고 싶은지.. 아니면 어린이집에서 1년정도 더 생활하고 싶은지를.. 아직 의사결정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나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학교생활을 해나가야하는 것은 부모님이 아니라 아이이기 때문에 아이의 의사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참고로 저는 74년 8월(음력)생입니다. 양력으로는 10월생이지요.. 제 기억으로는 저는 취학통지서도 받지 못했고 규정으로 따지면 절대 취학할 수 없는 몸이었지요. 그런데도 입학을 했습니다. 교장선생님 면담까지 해가면서요.. 아마도 제가 동네 친구들이 모두 학교가는데 저만 못가는건 억울하다는 식으로 친구들 입학면접(저희때는 입학전에 이름쓰기, 숫자나열하기.. 등등의 간단한 면접을 치뤘습니다.)때 엄마손 붙잡고 쫓아가서 떼를 썼던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교장선생님께서 보셨고 교장실에서 따로 엄마와 면접을 치뤘습니다. 무슨 질문을 하셨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교장실의 커다란 깃발은 기억납니다. 입학은 허가가 되었고 그 이후로 학교 생활은 무난했습니다. 제가 고집부려 간 학교였고 동네친구들과 같이 학교를 다녔기에 큰 무리없이 학교생활을 해 나갔으며 중,고등학교때 나이가 어리다는 친구들의 놀림에도 당당히 맞섰습니다. 나이가 뭐가 중요하냐 어차피 지금까지 학교나 밖에서 니들과 다름없이 살아왔는데 뭐가 문제냐.. 같은 학년이면 똑같은거다 라는 식으로말입니다. 어쨌든 저는 그렇게 해서 남들보다 1년을 벌었고 군대도 방위로 갔다오는 바람에 또 1년을 벌었습니다. 위 님의 말씀처럼 석사 졸업까지 했는데도 남들 학사 졸업한거랑 똑같더군요.. 2년이라는 시간.. 남들보다 앞서 나가기엔 충분한 시간이지요..
제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만 저는 아이가 가고 싶어한다면 가급적이면 보내시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기지만 아이의 의사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위에 아빠라는 분께서 자신감의 문제를 이야기하셨는데 정말 중요한 말씀입니다. 저도 내성적이긴 했으나 자신은 있었으니까요.. 맨날 놀던 동네 친구들인데 뭐가 두렵고 뭐가 자신없었겠습니까? 자신감은 학교나 사회나 이 세상을 살면서 중요한 마음가짐 중에 하나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신감이 1년 학교 늦게 간다고 길러질까요? 지금 자신없는 것이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생기나요? 그렇게 생각지는 않습니다. 훈련이지요.. 바로 그 부분에 대한 것은 부모님께서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내 아이가 정말 자신감도 없이 내성적이기만 한 것인지.. 그래서 1년을 늦게 보내면 그때는 자신감을 갖게 하실 수 있다고 확신하시는지.. 만약 그렇게 해서 자신감이 생긴다면 1년이라는 세월 아깝지 않을것입니다. 오히려 자신감 없이 1년 먼저 보내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보다는 1년이라는 시간을 자신감을 키우는데 투자하는 것이 백배나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수고도 없이 그냥 어린이집을 1년 더 다니게 하실거라면 차라리 학교를 보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처럼 남들보다 1~2년을 빨리 시작한다는 것이 나중에 큰 보탬이 될 수 있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아이의 내면적인 부분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확신을 가지시긴 어려우시겠지만 이 또한 부모의 몫이라 생각됩니다. 현명하신 선택을 하시기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선택 뒤에 후회하지 않도록 아이를 뒷바라지 하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선택이 혹 틀렸더라도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수정할 수 있기에... 그러한 수정의 시간들이 성장이라는 단어 안에 포함될테니까 말입니다. 선택만큼이나 이 후의 일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말씀을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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