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멀리 보고 행복하게 키우자
/피터 잭사 지음/아라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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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마다 각기 꽉 짜인 일정때문에 가족들이 모여 식사하기조차 힘들다. 바쁘고 정신없기는 어린이들의 일과도 어른 못지않다. 어린이들조차 자유시간과 놀이시간이 필요하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무엇보다 어려운게 자녀교육, 부모역할이라고 모두 입을 모은다.
자녀교육에 대한 이야기들은 익히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접할 때마다 늘 새롭게 다가선다. 교훈조의 글과 말에 거부감을 내비치는 사람일지라도 좀처럼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아이와 관련된 화제다.
‘눈높이 대화를 나눠라’ ‘사랑이 담긴 훈계가 필요하다’ ‘ 자신감 있는 아이로 키우자’ ‘아이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라’. 미국에서 아동과 성인의 애정결핍치료를 전공하며 숱한 가족을 만난 임상심리학자가 집필한 이 책은 오늘의 한국가정을 거울처럼 비추며 가정과 자녀 그리고 학부모로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내용이다.
이 책은 각기 바쁜 가족에게 서두르거나 경쟁할 필요가 없는 시간, 아무도 아무런 요구를 하지 않는 자유롭고 느긋힌 시간을 만들어 보기를 권한다. 다함께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건전한 가족을 이끌기 위해 부모가 강한 자신감으로, 서로 격려하고 후원하며, 희망과 낙관적 사고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살면서 사회공동체를 지지하되 맹목적이거나 기계적으로 따르지 않는다는 큰 원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족 공동의 편한 시간을 가능한 안 자주 마련해보자는 주장이다.
또한 ‘사랑이 담긴 훈계’를 강조하며 저자는 자녀의 잘못 정도에 따른 대응책으로 일정기간의 외출금지, 용돈 삭감부터 전화사용 금지나 부모를 대신한 집안일하기 등의 벌칙을 지목하고 있다.
이 책은 이밖에 ‘부모로서의 권위, 포기하지 말라’부터 ‘장성한 자녀를 간섭없이 돌보는 법’까지 25장에 걸쳐 유아부터 10대까지 자녀의 연령별로 가정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사례를 보여주며 적절한 대응요령이나 마음가짐을 제시한다. ‘부모가 저지르기 쉬운 어리석은 실수 25가지’란 원제가 말하듯 각 가정에서 곧잘 일어나는 구체적인 실패담을 통해 배우는 자녀교육이다.
후반부의 ‘아이에게 닥친 부모의 이혼’ ‘한부모 되기를 겁내지 말라’ ‘행복한 재혼가정이 되기 위해’등의 항목에선 “해로운 결혼생활보다 바람직한 이혼을 택하라”는 주장이 어느새 우리사회에서도 현실적인 조언으로 설득력있게 다가서고 있다. 이정은 옮김.
2003. 10. 30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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