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 남자를 보는 눈이 높아서인지 결혼이 무척 늦은편이다.
간사한것 같아서 입술 얇은사람은 안되었고
고집만 센거 같아서 옥니에 곱슬머리도 안되었고
바람둥이일거 같아서 눈크고 쌍꺼풀 있는 것도 안되었고
키는 최소한 나보다는 커야했고
정신세계쪽에 관심있던 나와 의식수준이 맞아서
대화가 통하는 사람 아니면 안되었고,
경제적으로도 어느정도 갖추어져 있는 사람이어야 했고,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어야만
결혼을 하리라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feel"이 통하는 사람이어서
거부감이 없어야 한집에서 살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지금 나의 남편은
입술이 있는지 없는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얇고
곱슬머리에 옥니에 고집 엄청세고
키는 나보다 4센티나 작으며
큰눈에 쌍꺼풀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모아논 돈은 하나두 없고,
나와 의식세계가 천양지차이어서 그쪽 대화는 불가능하고
술 무쟈게 좋아하는 남자이다.
그런데,
결혼생활을 해보니
키작은것도, 입술 얇은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가진거 없지만
나를 끔찍이 생각해 주고, 이뻐해주고 해서 그런가
결혼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전에 친구처럼 만났을땐
그렇게 거부감이 들더니만
결혼하고 나니 이렇게 좋은감정이 생기는건
나도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다.!!!
** 여러분 절대 단정 짓지 마세요..
저는 지금 신랑하고 절대로, 죽어도, 결혼하지 않겠다고
주변에 단호하게 선포해 놓고, 이렇게 결혼했답니다.
얼마나 면구스러웠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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