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1살, 소띠다.
주위에선 어서 아이를 낳으라고 성화다.
아직 계획이 없다거나 낳지 않으려고 한다고 하면, 나의 이러한 생각이, 아니 우리의 이러한 생각이 무슨 불순분자의 불량한 사상인 양, 입에 거품을 물고 바꾸려 몇시간이고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 자식을 얻음으로 해서 가지는 기쁨을 표현하기에 몇시간이 부족한 것으로 나는 이해한다.
고통은?
잘 모르겠다.
아이를 가진다면, 지금의 현실...두어살 때부터 방문교사를 붙이고 남편을 기러기 아빠로 만들어가면서까지 외국 교육을 시키려는 이러한 현실을 벗어나, 거기에 들어갈 돈으로 함께 배낭 여행을 떠나리라.
그래서 내가 보아 온 세상을 내 아이에게 보여 줌으로써, 내가 느꼈던 기분을 내 아이는 어떻게 받아들일 지...
그러면 얼마나 신날까?
하지만 내 아이가 그걸 원할까?
혹시 나중에, 내가 나를 그렇게 자유분방하게 놓아 두었던 울엄마에게 그러했듯이 왜 나에게 공부하라고, 이걸 배워보라고 강제로 학원에 보내지 않았냐고 원망한다면?
지금, 자식이 현대인들에게 뜻하는 것은?
이제 예전 농경사회처럼 자식이 살림에 보탬되는 것도 아니고,
보험처럼 내가 늙는다고 해서 안위를 자식에게 의지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본능일까? 자기의 분신을 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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