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무래도 엄마될 자격이 너무 턱없이 부족한것 같아요.
평소에도 잠을 못이겨 아가에게 제대로 못해주는데...
오늘은... 참.. 내...
나가길 좋아하는 우리아가(15개월) 산책시켜주려고 오후에 유모차에 태우고 산들산들 걸어가는데 뒷편에서 아저씨의 "이리와"하는 소리와 동시에 주차된 차 사이에서 조금 큰 개가 확~ 뛰쳐나오는 거예요.
(저는 개를 진짜진짜 무서워하거든요.. 아무리 순한개라고 해도 개가 끈이 풀려 있으면 옆에도 잘 못지나가요..)
겁이 났지만, 의연하게 대처하려고 동요없이 그냥 계속 앞만보고 걸어갔죠.
근데 갑자기 종아리에 뭐가 퍽!하고 와서 부딪치는 거예요.
물론 그 개였죠. "어머 이 개 왜이래"하는데 그개가 갑자기 막 저에게 달려들려고 하는거예요.
근데 그때 제가 취한 제스추어가 뭔지 아세요.
아기가 탄 유모차로 그 개를 막았답니다. 그개와 저는 유모차를 사이에 두고 빙글빙글 몇바퀴 돌았을까..
물론 저의 "으악 ~ 아저씨 아저씨~~~"하는 소리와 함께
결국 아저씨의 진압으로 끝이 났지만......
그리고 다시 유모차를 끌고 걸어가는데 막 눈물이 나려는 거예요.
내가 도대체 엄마 맞나... 하구요..
세상에.. 엄마가 아기를 보호해야지 아기가 탄 유모차로 공포의 대상을 막다니요..
아무일 없었으니 다행이지 ... 정말 혹시라도 그 개가 이상한 개여서 마음먹고 달려들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휴~ 저는 대체 왜이럴까요.
모성애가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지요..
전 정말 나쁜 엄마예요.
정말 우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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