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왕절개로 둘째아이를 출산했을 때입니다. 첫 딸을 낳은지라 둘째로 아들아이를 얻은 저는 마치 세상을 다 얻은 양 큰 일을 해냈다는 기쁨에 들떠있었어요.
제왕절개로 출산을 해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분만을 하고 난 몇일은 수술로 인해 통증이 심하고 2,3일정도는 금식을 해야 합니다.
수술의 상처가 서서히 회복되어 가고 어느 정도의 음식을 먹을 수 있을 때 쯤에 절 간호하는 엄마에게 단 것이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엄마는 구내 매점에 가서 과자 종류를 잔뜩 싸 가지고 왔더군요.
그중에, 삶은 달걀도 몇개 있었어요. 달걀은 왜? 제가 퉁명스레 물었더니, 친정엄마가 내가 삶은 달걀을 좋아 하쟎니...
그랬던가... 평소에 친정아버지나 오빠가 뭘 좋아하는 지는 알고 있었지만, 엄마가 뭘 좋아하는 지에는 한번도 관심을 가져본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을 죽이고 평생을 남편과 자식을 위해 살아오신 엄마에게 죄송하고 미안한 맘이 들더군요.
오늘은 어버이 날인데 시댁에만 가고 친정은 가질 못했네요. 멀리서나마 친정어머니의 건강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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