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명석하지만 얼굴이 매우 못생긴 랍비가 있었다. 어느날 그 랍비가 황제의 딸인 공주를 만나게 되었다. 공주는 랍비의 얼굴을 보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오, 그토록 뛰어난 지혜가 이토록 못생긴 그릇에 들어있다니!" 랍비는 그 소리를 듣고 이렇게 물었다. "대궐에 술이 있습니까?""물론이지요, 좋은 술이 있지요.""그 술은 어떤 그릇에 들어있습니까?""그야 물론 질그릇에 들어 있지요." 공주의 대답에 랍비는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왕실이면 금이나 은그릇이 많을텐데 하필 그렇게 좋은 술들을 질그릇에 담아 놓다니..." 공주는 시녀들을 시켜 당장 궁궐 안에 있는 모든 술들을 금 그릇에 옮겨 놓도록 지시했다. 하루는 황제가 술을 마시다가 화를 벌컥 냈다. "아니, 술맛이 왜 이 모양이냐?" 신하들은 공주의 명령을 받고 술을 옮겨 담은 사실들을 소상하게 설명했다. 황제는 공주를 불러서 호된 꾸중을 했다. 그리고 그 문제의 랍비를 불렀다. "그대는 분명 술을 금이나 은그릇에 담아두면 맛이 변한다는 사실을 알았을텐데..."랍비는 부드러운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저는 다만 사람이든 물건이든 겉을 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었을 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모로 판단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아주 자주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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