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크리스탈로 만든 작은 트로피를 받아들고 눈시울을 적셨다. 우승 트로피를 받아든 운동선수가 대개 그러하듯이, 나는 그 트로피를 가슴에 안으며 남편에게 감사의 눈인사를 보냈다.
그러는 동안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나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않고 운동경기에 우승한 선수처럼 자랑스럽게 그 트로피를 들고 몇번 흔들었다.
하지만 나는 운동선수가 아니다. 굳이 내가 한 운동이 있다면 의자에 앉아서 독서를 하기 위해 몸을 웅크릴 때 다리를 살짝 끌어 모으는 정도였을 뿐.
첫 아기의 출산 시기가 목전에 닥쳤을 때, 나는 별 걱정이 없었다. 임신기간은 완벽했다. 약간의 체중 증가와 몇 차례의 두통이 내가 당한 고통의 전부였을 뿐, 합병증도 없었고 발목 하나 붓지 않았다.
출산 전 3일 동안의 끔찍한 산고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지만, 나는 임산부에 관한 대부분의 얘기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출산에 따르는 통증이 예사롭지는 않겠지만 임신 기간이 그러했던 것처럼 모든 게 다 순탄하리라 믿었다.
그러나 첫번째 수축이 왔을 때 나는 문득 깨달았다. 그동안의 믿음이 모두 부질없는 생각이었음을 말이다. 그동안의 안심이 얼마나 철없는 생각이었는지를 가르쳐 주기 위해 진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날카로움으로 내 온몸을 헤집었다.
23시간 동안이나 계속된 산통으로 나는 완전히 기진맥진이었다. 아기가 태어나기 직전까지 3시간 가까이 계속된 최후의 통증으로 인해 이러다가 죽는 게 아닌가 하는 절망에 빠졌다.
그렇게 나는 첫 아이를 낳았다. 세상에 어느 엄마가 쉽게 아기를 낳으랴.
다음 날, 조금 원기를 되찾은 나는 감탄의 표정으로 바라보는 눈길들과 만났다.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이모가 된 우리 가족들이었다. 가족들은 오랜 산통을 이기고 어린 벤으로 하여금 세상의 빛을 보게 한 내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고했다. 이건 내가 할머니가 된 기념으로 아기에게 주는 선물이란다."
이제 벤의 할머니가 되신 시어머니가 예쁜 아기옷을 내놓으셨다. 시아버지도, 삼촌도, 이모도 아기를 위한 예쁜 선물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그 날 내가 받은 선물 중에서 가장 멋진 것은 아마도 남편이 내놓은 작은 상자일 것이다.
"이 선물을 고르느라고 아주 오랫동안 고민을 했어. 당신이 기뻐했으면 좋겠는데.."
그 상자를 열었을 때, 거기엔 참으로 기상천외한 물건이 들어 있었다. 상단에 예쁘게 생긴 작은 아기가 앉아 있고, 그 아래 기둥을 월계수 잎이 감싸고 있는 2피트짜리 크리스탈 트로피였던 것이다. 트로피의 하단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최고의 출산을 축하하며. 사랑하는 남편, 마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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