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애기 만11개월 되는 날이자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지금은 자정이 지났지만요..
낮에 친정에 가려다가 나서기도 귀찮고..
게으름 피우느라 안가고 집에 있었거든요.
남편이랑 저녁때 오붓하게 저녁하면서
케잌에 불켜고 분위기나 내다가
성당 가야지.. 그러고 있었죠.
모유를 먹여서
아기낳고 아직 한달에 한번 마법에 안걸리니 좋았는데
글쎄.. 오늘 아침부터 시작이더라구요.
하루종일 애기랑 뒹굴뒹굴 하는데
크리스마스라고 사정 봐줄것도 없이
오늘따라 유난히 울구 땡깡부리구..
집안 서랍이란 서랍은 다 뒤집어놓구..
젖도 꽉꽉 깨물구..
그러는거에요.
남편은 언제나 오나.. 목빼고 기다렸는데
일찍 온다더니
9시뉴스 한참 하는데 집에 들어왔더라구요.
저녁 대충 먹고
밤11시에는 우리 세식구 성탄미사보러 성당에 갔는데
자리가 부족해서 유아실에 어른들이랑 초등학생들이 가득..
미사도 못보고 그냥 돌아왔구요...
여태껏 성탄전야미사는 거의 빠지지 않고 봤는데, 흑흑.
남편한테
애기가 나 하루종일 괴롭혀서 우울하다고
위로좀 해달라니까
애기때문에 전날 잠 설쳐서 피곤하다고
축 늘어져서 졸다가 지금 자요...
평소같으면 잘 놀아주는데..
결국 울애기는 잠투정하다가
엽기적인 자세로 2시간째 자고 있구요..
그냥 혼자 열받아서 이 새벽에
남편이 회사에서 받아온 크리스마스 케잌을
촛불한번 안켜보고
혼자 두조각이나 잘라서 먹어버렸어요.
속이 느끼해서 라면도 하나 먹을까 생각중이에요.
그런데요..
생각해보니..
집에있는 라면두..
'열라면'이네요... 쩝..
.
.
.
.
그래도 작년엔 만삭이었어도
분위기 낸다고
남편이랑 새벽에 대학로에 가서 괜히 쏘다니고
맛있는것도 사먹고 그랬는데..
이럴줄 알았음 친정이라도 가는건데..
외할머니가 영덕대게 보내주셨다고 그랬는데..
엉엉...
크리스마스가 웃고 즐기라고 있는 날은 아닌건 알지만요,
오늘따라 꼬이고 꼬이는 하루가
너무 야속해서
언니같고 친구같은 님들에게 하소연하러 들어왔어요.
한참 떠들고 났더니 속이 좀 풀리는거 같아요.
팔자좋아 철없는 소리 한다고
저.. 미워하심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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