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불어오는 바람에서 겨울냄새가 물씬 나네요.
9월 말이면 서리가 내린대요, 여기는요..
강원도 시댁에 온지 15일 되었습니다.
어머님이 수술을 하셔서 간병하러 왔어요..
오래간만에 날씨도 참 좋고,
어머님, 아버님은 병원에 진료 받으러 가시고
시할머니랑 저랑 아가랑 셋만 집에 있네요.
모처럼 15일만의 해방이죠.
여기서 15일을 살면서 느낀거..
시집살이 하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시다는거에요.
우리 시부모님 정말 좋은 분들이십니다.
15일동안 남편도 없이 아기랑 여기있었지만
맘도 어떤면으로는 친정보다 편하구요..
수술후 10일만에 퇴원하시고
아프신데도 음식 간보는거 어머님이 다 해주시고
저는 그 외의 일만 합니다.
아버님은 시간만 나면 애기랑 들어가서 한잠 자라고 하시구요..
하. 지. 만..
시부모님이 눈치를 줘야만 시집살이가 아니더군요.
그냥 괜히 무슨 일인가는 해야할 것 같고,
그릇 하나만 나와도 빨리 씻어서 엎어놓아야 될 것 같구요.
(서울 우리집에선 하루치 몰아서 하고 그러는데요..)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나도 되는데
눈치가 보여서 새벽에 어슬렁 어슬렁..
울애기 먹이는 것도 어른들 하시는대로 그냥 따릅니다.
(애기 춥다고 밖에도 못나가게 하고
새우깡, 밥도 벌써 막 먹이시고
과일 갈아서 설탕도 듬뿍.. 등등..)
게다가 서울에선 하루에 한두끼만 먹다가
세끼 꼬박꼬박 먹으려니
하루종일 밥만 하고, 차리고, 먹는 것 같아요.
제 위도 좀 늘어난 것 같구요.
제가 오버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여기 있는 동안에는 그분들 마음 편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남은 5일은 더 열심히 살아보렵니다.
결혼한지 1년반 되었지만 시부모님 얼굴 본날은 합치면
20일 정도 될까요?
이번에 서로 정도 참 많이 든것 같아요.
이제 정말 내 가족으로 여겨지는걸 보면요.
돈도 별로 없고, 빽도 없는 시댁이지만
뭣보다 맘편하게 딸처럼 대해주시는 시부모님..
그게 제일 아닌가요.
저 이만 씁니다.
시할머니 점심차려드려야 하거든요.
여러분 모두 감기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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