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41 살 먹은 남자입니다.
결혼한지는 13 년 됐고,
아이들은 둘(12(여), 7(남))을 두고 있습니다.
그동안 결혼 이후에 죽 아내가 돈관리를 했습니다.
저는 월급을 타서 고스란히 아내에게 통장 채 주는 것으로
남편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며 살아 왔습니다.
저는 제 나름대로는 쓸 데 없는 낭비를 안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래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마음에 큰
부담을 안 갖고 아내에게 요구를 하고 살았지요.
아내가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말하면, 좀 아끼면 되지...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한 달 전쯤에 아이들을 엄마와 함께
미국으로 보냈습니다.
방학을 이용하여 두 달간 미국에 있는 아이들 이모집에
보낸 거지요.
일종의 어학 연수라면 어학연수랄까...
암튼 난생 처음으로 저 혼자 생활을 꾸려 가고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아내와 지출입에 대한 상황을 공유하기 위해서
이 사이트에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 쯤 혼자 살면서 가계를 꾸려 보니까,
정말 아내의 고통이 그 동안 너무 너무 컷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하루 한끼 밖에 집에서 식사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웬 설겆이는 그리도 자주 해야 되는지...
한 끼 먹고 나면 다음 끼는 또 뭘 먹나 하는
고민....
왜 집은 나혼자 살면서 별로 어질러 놓는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도 더러워지는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집 안 잡일이
오히려 큰 근육을 쓰는 것보다 힘들더군요.
그리고 이 정도 돈이면 나혼자 살기에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도 불구하고 여기 저기서 생각지도 못한
지출이 생겨서 마음이 불안해 지더군요.
전에는 몰랐는데, 집안 형제들과도 뭔가 기분을 한 번
내고 싶어도 그게 부담이 되더라구요.
부모님께 뭔가 좋은 것을 해드리고 싶어도 그게
지출로 이어지니까 선 듯 말씀 드리기 어렵고...
돈은 다 떨어졌는데 돈 쓸일이 생기면 막막한 느낌이
들더 군요.
물론 카드로 막으면 되지만 그 카드는 또 다음달에
내게로 돌아오는 '가시 고기' 같은 거니까
마음이 안 편 더군요.
이제 겨우 한 달을 혼자 살면서 가계부를 꾸리고 있는데
이 모양입니다.
암튼 그 동안 아내가 맘고생 몸 고생을 했겠다는
뒤 늦은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한 달 후면 아내가 아이들과 돌아오는데
그 때는 좀 더 잘해 줄 생각입니다.
갑자기 돈을 더 많이 벌게 되진 않겠지만,
적어도 돈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이해 하고
같이 헤쳐 나갈 생각입니다.
쓰다 보니까 약간 횡설 수설 한 것 같은데,
여자들의 어려움을 새삼 느낀 사람이
감상을 적을 것으로 널리 이해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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