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가까이서 보고싶고 목소리라도 들을려구
오후3시경에 머리를 자르러 들렀다
머리자른지는 보름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늘 그앞을 지날때면 손님이 없는것같아
오늘도 손님없으면 머리를 자르며 그녀와 이야기를 해볼생각에
미용실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아뿔사~'
그녀는 어떤 아주머니의 머리를 만지고있었다
문을열고 벌써 두발짝 움직였기때문에 되돌아 나올수가 없었다
기다렸다가 그녀의 손에 머리를 자르려고 쇼파에 앉으려 했으나
역시나 다른여직원이
"이쪽으로 앉으세요" 라는 말에
나는 그냥 바로 그녀가있는곳 옆의자에 털썩앉았다
'이게 아닌데.....' 하지만 어쩔수 없지않은가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난 머리를 깍을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줌마의 파마때문에 손에는 약품이묻은
고무장갑을 끼고있었고 내가 머리를 자른지 얼마되지 않은걸
기억하고 있어서 머리를 깍기전에 약간 묘한분위기를
느낄수 있었다
한여직원은 뭔가 눈치를 채고 있는듯 보였다
그 여직원은 나를보며
"조금씩만 치면되죠"
"네"(무뚝뚝~)
여직원이 머리를 자르는 동안 나는 눈을감았고
옆에있는 그녀와 아줌마의 대화속에서 그녀의 목소리만이
내귓가에서 바위굴러가는 소리처럼 크게들렸다
눈을 감은 이유는 그래서였다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위해서...
'내가 왜이러지...직장에서는 큰소리로 활발하게
근무하며 자신있게 사람들을 대하는데
왜 그녀가 있으면 아무말을 못하는가
그자신감은 모두 어디사라졌단 말인가'
나는 내자신을 질책하며
용기가 부족한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머리를 샴푸하기위해 뒷쪽 머리감는곳으로 이동했고
머리에는 맨소레담을 발랐는지 얼얼하고 화끈거렸다
샴푸를 하며 여직원과 얘길 나누었다
여직원: "머리깍을때마다 도장찍는 카드 가져오셨죠?
나: "네...오늘이 3번째인데 도장은 한번밖에
안찍혀 있네요"
여직원: "이제 개업한지 두달째인데 3번째 오신거에요? 머리를
자주 깍으시나봐요?"
나: "......"
머리를 다자르고 계산대앞으로 가서
카드와 요금을 내고 도장2개를 더받았지만
카드에 도장이 내게 무슨필요가 있는가
오늘은 머리를 깍은둥 마는둥
허무하게 미용실문을 열며 나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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