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른한살입니다.
사년동안 사귄 남자친구가 못미더워 암것도 없이 상경한지 2주일째입니다.
원래 결혼이 목표였던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있다보니 조금씩이라도 자리잡아 가고 싶었습니다. 남친따라 부산에 내려갔던 터라 살길이 막막했지만 남친과 가까이 있다는 행복감에 방한칸 얻어살면서 생활비 벌어가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곧 나아지겠지 .. 자리잡히겠지.. 그렇게 일년지나고 이년지나고 하면서 점점 힘들어 지더군요. 사실 많이 힘들었어요. (남친은 자기집에 살면서 방값보태주기는 커녕 전화비에 모든 데이트비용은 제가 다냈거든요..제가 직장다니며 돈번다는 이유로....) 나이들어 가며 조금씩 지쳐가더군요. 그렇게 좋기만 하던 남친도 제 몸이 힘들어지니 감정도 수그러들더군요.. 제가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고 항상 모질게 맘먹었는데...시간 흐를수록 돈은 몇푼 모이지도 못하고 몸은 아프고 사정은 더 힘들어지기만 하더군요..
몇번이나 남친한테 힘들다 해도... 앞으로 결혼하면 자기는 몇십년을 일하러 다닐거라며 그 정도도 못참냐구 하더군요...
물론 안타까워하며 일을 좀 편한데로 옮기라고도 하고 저를 많이 달래주었죠.. 하지만 왠지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남친한테 일 그만둘거라고 했어요. 화를 내더군요. 어떻게 할거냐고 묻기에.. 집으로 들어가던지.. 서울로 올라간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알아서 하라길래... 차마 집으로 들어가진 못하고 서울로 올라와 자리잡게 되었죠.
빚내가며 월세방잡고 살림살이 구해가며 직장도 알아봤어요. 그런데.. 이게 옳은 선택인지... 앞으로 좋은 사람 만날수 있을지.. 자신감도 안생기고.. 외롭고.. 지난세월이 허무하기만 하네요.. 새해첫날 집에서 커튼 혼자 달며 보냈습니다.
서른하나...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시작하려는 생활이 두렵기만 합니다.. 하지만 모질게 맘 다잡고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것도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요. 일년 아니 하루하루를 새롭게 살며 더많이 웃으며 살려고 합니다. 그렇게 많이 늦은건 아니겠지요...제가 섣부른 판단을 한건 아니겠지요....
|
관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