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직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 못한..(아니 만나고도 저도 모르게 버렸는지도 모르는) 솔로남입니다.
하지만 님의 속상하신 뜻을 십분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근 애인이 화풀이 상대는 아니죠..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서라도 상대의 기분을 배려할 줄 알아야하는 것이겠죠.. 진짜 애인이라면...
하지만 정말 하지만... 그 분만 님의 기분을 헤아리지 못한 것일까요?? 혹시나 님도 애인되시는 분의 기분을 이해해주지 못한.. 아니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은 건 아닐까요?? 님의 애인은 참다참다 못해 그나마 님이 이해해줄거라 생각하고 털어놓은 것은 아닐까요??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고 사랑해주는 사람이기에 이정도는 참고 넘어갈 것으로 이해해 줄 것으로 믿었던건 아닐까요??
분명히 애인이 화풀이 상대는 아닙니다. 하지만 더욱 더 분명하게도 애인이 경쟁상대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의 기가 센지 누가 누구의 위에 있는지를 가리는 결투의 상대는 아니라는 이야기죠..
오히려 나를 버리고서라도 상대를 이해해줘야 하는 것이 애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상대하면서 그렇게 성인군자처럼만 살 수는 없다는 것 압니다. 마침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이네요.. 그럴 수 있다면 다 성불하셨겠죠... 성불하지 못한 인간이기에 이해하고만 살 수는 없다는거 누구보다 잘 압니다.
하지만 님의 글을 보변 굉장히 전투적으로 느껴집니다. 나는 이만큼 양보했는데 저 넘이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만큼은 저 넘에게 꼭 사과를 받아내겠다.. 필승의 의지를 다진다.. 리플을 다신 분들도 비슷한 의미로 님의 승리에 대한 갈증에 펌프질을 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그런 뜻이 아니었다면 백배 사죄드립니다.. 또한 님의 사랑스러운 분에 대해 "넘"이라는 속된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정말로 남자와 여자의 애정행각 안에는 기싸움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신혼 초에 기선을 제압해야 평생을 편하게 산다라는 구태를 아직도 가지고 계신건가요??
같이 살아가는 생입니다. 그래서 부부는 "생의 반려자"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혼자는 살아가기에 너무도 힘들고 고된 삶이기에 같이 그 고행을 나눠서 반으로 줄여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겠지요... 아닌가요??
애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인데 부부가 아니기때문에 그런 굴레는 나랑 관계없다?? 말도 안되지요.. 사랑하는 사이라면 부부라는 세속의 굴레와 관계없이 서로를 위해서 희생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 부족한 것까지도 예뻐보일 정도로 말이죠..
흔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눈에 콩깍지가 씌웠다고 표현합니다. 제가 보기엔 눈 뿐만이 아니라 모든 오감에 뭔가 씌운것 같아 보입니다. 좋을때만 말이죠..
근데 조금이라도 내 맘에 안들면 그 콩깍지는 벗겨져 버립니다. 이게 무슨 사랑입니까.. 이게 무슨 애인입니까... 상대의 사소한 잘못도 사소한 허물도 감싸주지 못하는게 무슨 사랑이고 무슨 애정입니까?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랑이라는 것이 그저 베푸는 것이줄만 아는 저의 마음은 그렇습니다.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나와 비교하지 않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주는 것.. 남들이 그 사람의 가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비난하고 헐뜯을지라도 나만은 그 사람의 편에 서서 인정해주는 것.. 그것이 사랑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쯤에서 그 사람이 먼저 잘 못했는데도 내가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냐라는 이야기를 마음 속에 곱씹으시는 분이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저쪽에서 먼저 잘 못했는데 내가 먼저 용서를 구할 수는 없지 않느냐... 당연합니다. 나는 잘 못한게 없고 다 저쪽 잘못인데...
그런데요.. 지금까지 제가 드린 말씀은 사랑하는 사이라는건 어느 한쪽의 잘못을 따질 수 없는 사이라는 겁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극악무도한 잘못을 했어도..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이 다 인정하지 않는 폐인이라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편에 서야한다는 겁니다. 그만큼 사랑의 힘은 위대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른 이야길 수 있지만 요즈음의 남녀.. 애인이라고 표현되는.. 들을 보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그렇다고 제가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건 아닙니다.) 순식간에 만나서 사랑하고 순식간에 헤어집니다. 진정 사랑이라면 그럴 수 없습니다. 순식간에 만나 사랑에 빠지는 건 저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 사랑이었다면 그렇게 쉽게 헤어질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 제가 이 게시판에 이야기했지만 저는 사랑을 번개탄으로, 정은 연탄으로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이야기가 많이 길어졌습니다.
정작하고 싶은 이야기는 못한 느낌이군요.. 원래 말재주가 없어서..
님이 사랑하신다면 이해하십시오.. 그리고 한걸음 떨어져서 생각하십시오.. 왜 이 사람은 직장에 대한 화풀이를 나에게 하는가가 아니라 이 사람이 진짜로 힘들어하는 것은 뭔가.. 이렇게 해서라도 그 사람이 진정 지금의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가.. 내가 이 사람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저보고 그렇게 하라고 하면 저는 못합니다.
왜... 저는 제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말 사소한 문제로 아니 제가 느끼기에 사소한 문제로 그 사람을 잃었기때문에 그 사람이 지금 제 옆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못합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그 사람이 옆에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져주었을 때 비로소 승리하게 된다는 것...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랑이 있기때문에 그 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으니까요..
님..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이해하십시오..
이성이 감성을 지배하는 날.. 사랑은 이미 저만치 가있습니다.
그 이전에 그 사람을 내 안의 사람으로 만드셔야합니다.
그렇지 못하고 후회하고 있는 사람이 한 말씀드렸습니다.
부디 이 글로 인해 마음이 언짢으신 분이 있다면 죄송합니다.
저의 이메일로 화풀이 글을 날려주시면 제가 죄송한 마음이 조금은 덜 할 듯합니다.
모쪼록 모든 분들의 곁에 사랑과 행복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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