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여?"
"여보세여? 유나씨?"
유나씨 엄마가 전화 한번 해 보라고 해서 했습니다.
서로 한번 만나보는게 어떨지...나이도 서로 먹을만큼 먹었고 만나서 맘에 들면 결혼하잖다.
울 엄마의 소원이 내면사포 쓰는거란다.ㅡㅡ;
결혼.......결혼에 대해서 여직껏 무관심해 왔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나이는 마흔을 코앞에 둔 나이가 되어 버렸고 그래 그냥 혼자 살다 가지머.~ 하는 생각으로 살아왔고 내가 하고픈것들을 열심히 하며 살아왔다.
지금껏 내가 살아온 날에 대해 후회는 없다. 결혼해서 골머리 앓으며 힘들게 사는 모습 볼때면 마냥 안스러 보였다.
지금껏 많은 남자들을 만났지만 결혼얘기만 나오면 끝내버렸다.
자신이 없었다. 그냥 마냥 자신이 없었다. 나아닌 다른 사람을 책임져 같이 살아야 한다는게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누구한테 얽매여서 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친구들은 얘기했다.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을 못 만나서 그런거라고 사랑에 눈이 멀면 아무것도 안 보이고 결혼하게 될 꺼란다.
난 정말 그럴까? 하고 그 말만 믿었는데 아무도 나를 눈멀게 하는 남자가 없었다.
난 내가 없으면 못 산다고 내가 꼭 필요하다고...내 고집도 다 사랑할 그런 남자를 만나고 싶었는데 지금껏 그 남자들 다 내 고집에 져서 자존심을 내세우고 떠났다.
난 남자가 나를 좋아하면 반대로 말하고 반대로 행동한다. 그냥 장난끼가 발동하는거다. 그러다보면 남자들은 자기를 진짜로 싫어하는줄 알고 내 본 마음을 못 읽고 그렇게 다들 떠나갔다.
아니다. 내가 다 떠나보냈다.
전화왔던 그 남자를 만났다.
어휴~ 무슨 조폭도 아니고 머리는 길고 얼굴은 기미에 시커멓고 아무리 뜯어봐도 잘생긴 구석이라곤 한 군데도 없다.ㅡㅡ;
그럼 그렇지 ...멋있고 잘난 남자가 지금껏 남아 있을리가 없지.
만나니 대뜸 한다는 말이.~
궁금한거 있으면 질문하랜다.......>.<;
아무것도 모른체 그냥 동갑이라는 것만 알고 만났는데 멀 물어봐야 하는거지?
그래서 나도 멀 물어봐야 하는건가여? 하는 바보같은 질문을 하고 말았다.
그랬더니 왜 머리는 길렸냐. 기타등등 물어보란다.
그래서 왜 머리는 길렸는데여? 했더니 미용실 갈 시간이 없어서 그냥 기르다 보니 그렇게 길려졌단다.
그냥 웃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맘이 대게 편하게 느껴졌다. 동갑이라서 더 그랬을까?
그렇게 저녁먹고 헤어졌다.
집으로 왔더니 궁금한 엄마...어떠냐고 묻는다...
세상에나 머리는 여자처럼 길고 무슨 조폭도 아니고..어쩌구 저쩌구.....마구 얘기했더니 그렇게 못 생겼냐고....ㅡㅡ;
그래도 한번만 더 만나보란다.....엥? 이건 뭔말?
싫다고 했더니 처음 볼때랑은 또 틀릴꺼라며 한번 더 만나란다.
에휴~~~
그래서 어쩌랴.~ 엄마의 부탁인걸...
그 사람은 내가 맘에 든다고 전화왔다.
머가 맘에 든데여? 난 퉁명스럽게 물었고 그 사람 대답...예쁘잖아...이런다.>*<..
내가 자기한테 마지막 여자가 될 꺼란다..이론이론..(__);;
난 싫으니까 연락하지 말랬더니 알았다고 끊었다.
다음날 또 전화가 왔다.....보고싶단다....ㅡㅡ;
이 남자......참 자존심도 없나???
여자가 싫다는데 자기는 좋단다. 그러면서 자기가 싫은 이유를 열가지만 대란다...
싫은데 무슨 이유? 그냥 싫어 이랬더니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니까 어쩔수 없단다...
머리기른게 맘에 안들면 짜른단다. 같이 가서 내가 원하는대로 짜를테니까 같이 가자고....
결국 그렇게 해서 미용실에 갔다.
쓱쓱싹싹.......아주 짧게 자르라고 했는데 미용실 언니 머리 길다가 갑자기 짧으면 이상하다고 그래도 좀은 길게 짜른다.
머리를 자른 모습을 보니 다른 사람 같았다.
답답하던 마음이 확 뚫렸다고 해야 할까?
이 남자왈.~"내가 머리 잘랐으니까 헤어지드라도 길렸던 머리만큼 길었을때 헤어져야 한단다..." 2년을 기른 머리라고 했다...
이젠 술과 담배 피는것 땜에 못 만나겠다고 하고 있다.
그래도 나랑 있을때는 담배를 안 피는 이사람.
나를 좋아한단다.....나를 사랑한단다....
난 모르겠다....몇번 봤다고.......ㅡ.ㅡ;
내가 해 달라는거는 다 할려고 든다.....그냥 마냥 편하다.
그치만 결혼에 대해서는 아직도 자신이 안 선다. 나의 책임감이 강한 탓일까?
결혼하면 당연히 해야 할것들이 하기 싫다.
이 나이에 결혼해서 애 낳고 살아야 하는게 자신이 안 선다.
8남매에 여섯째.....이 많은 식구들이랑 얽혀 사는게 자신이 안선다. 조카들이 결혼할 나이가 되어 가는데.....+,+
결혼은 꼭 해야 하는걸까?
내가 누리는 이 자유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
나이가 들면 외로워 진다는데..........
내 눈에 콩깎지를 씌울 남자는 없는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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