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일어나지금까지 만나고 있었음 나도 4월달엔 결혼했겠지.. 쓴 웃음을 지으며 양치질을 한다..
헤어진지 세달쯤.. 가끔 생각이 난다.. 같이 듣던 음악이 들리거나 그 사람동네라도 지나가게 되면..
자리를 뜨지 못하는 내앞에서 먼저 일어나 버린 사람.. 그 앞에 눈물지으며 손가락조차 약간 떨며 차마 일어나지 못하는 초라한 내 모습..
이게 그 사람과 마지막이었다..
잘 살겠지.. 나랑 헤어져서 행복하겠지 생각하며 문자한번 보내지 않았다.. 그게 내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 거라 생각했다. 구질구질하게 그 사람을 잡으려 했던 내 마지막 모습을 지우고 싶었다.
그런 나에게 그 사람은 가끔 아주 가끔 문자를 넣었다.. 보고 싶다고.. 그 사람은 그렇게 가볍게 넣을 수 있는 문자였는지 모르지만 난 문자를 확인하는 순간 항상 화장실에 갔고 한참 후 눈이 빨개진 체 나왔다..
그렇다고 옳다구나하며 나도 보고싶다고 답장을 넣고 싶진 않았다. 더 이상 그 사람 앞에서 내 자존심 구기고 싶지 않았다.
장난치냐며 비웃는 듯 답장을 보냈다. 답장받는 그 사람.. 맘 아팠겠지. 내 가슴 찟어졌다..
그런 그에게 또 문자가 왔다 정말 미안한데 보고싶다고 한번만 볼수있냐고. 난 또 화장실로 간다.. 바보같이..
이런 게 여자의 맘일까.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한참후 어디냐고 했더니 술한잔 하잖다.
약속장소에서 멀리 내려 천천히 걷는다. 심호흡 한번 한숨 한번 멍하게 하늘 한번.. 그래도 내가 먼저 도착했다.. 젠장.
그가 왔다. 나도 모르게 반갑단 생각을 했다. 웃어버렸다. 하지만 그를 똑바로 바라볼순 없었다.
정말 쿨~하게 만나고 가야지 맘 먹었다. 구질구질하게 보고싶다 할꺼면서 왜 헤어지자했냐고 따지고 싶지도, 보고싶었다 어쩌구 저쪄구 그런 대화도 나누고 싶지 않았다. 그냥 친구를 참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그 동안의 얘기를 웃으며 하고 헤어지고 싶었다.
오랜만이라며 악수도 했다. 여전히 손은 따뜻하다. 가식적으로 웃고 미리 생각해둔 할 얘기를 하며 분위기 흐리지 않으려고 무진장 노력했다.
그런 나에게 그는 어이없는 듯 보였다. 너무 잘 지내는 듯 보여 화가 난단다. 그 말에 난 또 화장실을 갔다. 다행이다. 눈이 많이 빨개지지 않아서..
애인 생겼냐고 묻는다. 그냥 웃었다. 또 묻는다.
"아니, 아직. 약간의 공백을 가져주는 건 헤어진 사람에 대한 예의지"
어떤 사람도 남자로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곤 말한다.
"다시 한번만 기회를 주면 안돼? 정말 염치없는 줄 알지만 너무 보고싶고 그리웠는데.. 사실.. 오늘 미안하단 말하면서 무릎이라도 꿇고 빌고 싶었어."
그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긴다. 우리가 헤어진 이유, 서로 힘들었던 일들.. 이성적으로 생각했을때 나아질 것이 없다는 결론이다.
그에게 말한다. "뭐가 달라지는데?"
노력할꺼란다.
그리고 이야기는 다시 시작한 것처럼 흘러간다. 예전처럼 나에게 자기라고 부른다. 그런 그를 보며 나는 살짝 웃는다. 아마 자존심이란 게 처음부터 없었나부다. 그래서 지킬 것도 없었나부다..
그렇게 그 날 밤은 흘러갔다.
누군가는 기회가 아니라 반복이라 말한다.
누군가는 미련까지 정리할 수 있는 기회라 말한다.
다시 시작한 이 사랑이 과연 잘한 일인가 나도 답을 알수 없다.
난 누구보다 냉철한 사람이다. 한번 아니다 한건 절대 아니다! 근데 이 사람한테는 그것도 안 통한다. 휴~
한번 깨진 사랑은 두번 깨진다. 나도 안다. 하지만 이미 나의 이성은 나의 감정을 제어하고 있지 못한 듯 하다.
정말 아니라도, 그래도 한번만 딱 한번만 더 믿어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 지금의 내 마음이다.
그리고 핸드폰에 그의 번호를 다시 저장한다.
"두번속아줄께"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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