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여러님들께서 올리신 글들을 읽고 몇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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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끔씩 가능하면 이런 여자와 결혼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우선 난 결혼하면 아이를 하나만 낳을 생각입니다.
그건 내가 모든 정성으로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싶고
그러는 것이 한국 같은 나라의 실정상 공익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이혼 따위를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것도 상응합니다.
일단은 기본적으로 이런 내 생각에 동의하는 여자여야 하겠지요.
그리고 여자가 자기 일을 갖는 것은 요즘 필수라고 느낍니다.
일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자라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좋고
자라면서 받게 될 성적인 편견을 최소화 할 수도 있을 테니까요.
또 가급적이면 사회에서 전문적인 위치를 감당하고 있으면서
최대한 좋은 어머니가 될 수 있는 여자, 그리고 기꺼이 그럴 용의가 있는 여자,
더불어 특정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편협이나 고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는 친구라는, 아니 부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여자였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쿨 한 여자가 좋지만 프리섹스 옹호자는 싫습니다.
애완동물을 기르지 말았으면 하고, 하나 이상의 악기나 스포츠에 능한 여자였으면 합니다.
목소리가 크지 않았으면 하고 성형수술 문제는 별로 문제삼지 않겠습니다.
몸무게가 오십 킬로그램 이상이 되는 여자는 좀 꺼려지고
키가 백 육십 센티미터 이하인 여자도 사절입니다.
대학을 졸업했으면 하고 가능하다면 미술이나 음악, 무용 등을 전공하였음 합니다.
각종 단체에서 자원 봉사한 경력이 있으면 더욱 좋겠지요.
그건 게으르거나 안이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니까.
마지막으로 이건 내 욕심인데 성격이 낙천적이고 적극적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나의 이상형을 요약하였는데 님들의 표정이 어떨지 대충 짐작이 갑니다.
또 그런 여자가 과연 세상에 존재 할 것인가 반문할는지도,
설사 그런 여자가 실재 존재한다고 해도 나라는 타락하고 속물적인 인간을 좋아 할 리 만무할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왜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우리가 사랑의 개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위에 요즘 일어나는 불길한 정황이나 예감도 한 몫 했음을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사랑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 받는 성숙한 사랑과 사랑 받기 때문에 사랑하는 미숙한 사랑.
미숙한 사랑은 누군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고
성숙한 사랑은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그 사람이 필요한 사랑이지요.
단순히 외롭다거나 같이 있고 싶다는 본능적인 발단의 만남은 성숙한 사랑이 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에게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상대의 개별성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독립성과 개별성을 가진 사랑은
'이해타산’적이고 낭만적이지 않은 사랑으로 치부해 버리기 싶지요.
빠져들고 중독되고 몰입하는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라 생각하고
흔히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쉽게 상대와 ‘일체감’ 즉, 하나 됨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고로 서로의 독립이나 개별성은 사랑을 가로막는 벽이라고 생각해 버리기 쉽지요.
하지만 그 일체감이 있는 그대로의 상대와 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용할 대상으로써 나에게 필요한 것과 일체가 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받는 사랑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쉽게 빠지지요.
그러나 받으면 받을수록 욕구는 자꾸만 강해지고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는 건 ‘공허함’ 뿐이라는 걸 난 이미 경험한 바 있습니다.
갈증 때문에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 사람들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은 대개가 그들이 사랑하고 있지 않다는 현실을 숨기기 위해 내뱉는 말의 오용일 뿐입니다.
사원의 두 기둥이 서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붕을 튼튼히 받칠 수 있는 게 아닐까요?
작년 한 해 동안 이혼하는 부부가 10만 명이 훌쩍 넘어섰고
하루 평균 삼 백 쌍이 이혼 도장을 찍으며 십 년 전과 비교하면 그 배가 훨씬 넘는 수치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언젠가 거지 왕 “김 춘삼”의 일대기를 그린 tv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었지요.
남녀 운동가가 식민지 관료를 저격하면서 여성 테러리스트가 넘겨준 메모가 생각납니다.
“ 생명이 소중한 것이지만 사랑을 위해 바칠 수 있다.”
“ 사랑이 소중한 것이지만 자유를 위해서라면 버릴 수 있다"
혹시라도 당신도 지금 누구를 사랑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자신이 서 있는 사랑의 단계를 다시 점검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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