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 재회
2학기가 시작되면서 친한 동기놈 한마리 복학을 하고
나름대로 재미나는 2학기를 시작했습죠.
그 서예린이라는 여자에 대한 궁금증을 품은채 말입니다.
그다지 깊은 궁금증은 아니였어요
그 뭐랄까 -_-;
나 좋다고 관심끌던 사람이 갑자기 눈에 안보이면서 갖게되는
비교적 간단한 궁금증이라고나 할까요 -_-
알죠? 어떤건지.
전 따끈하게 막 복학한 그 동기놈에게 그 여자와의 사건들을
모조리 얘기했습다.
동기놈 좋다고 껄껄거리더군요.
그 여자 면상함 보고싶다고 말입다.
그러면서 지놈이 내 볼을 찔러보는건 뭐람 ㅡㅡ
호모같은 색기 -_-;
그렇게 2학기 한달을 무심히 보내고
중간고사가 시작되기전 학교는 가을축제의 분위기에
슬쩍 빠져들고 있었습다.
뭐 예비역이되면 그다지 축제에 관심이 안간다고 하던데
막상 내가 예비역이 되어보고나니
진짜 관심이 별로 안가더군요 -_-;
그저 축제날 어떤 초대가수들이 오나 라는것에만 관심이 -_-
그리고 그렇게 축제시즌은 다가왔습다.
축제기간에도 수업은 하지만
대부분 교수님들이 수업을 빼주거나 간단하게 끝내줍니다.
3학년 전공수업은 꽉채워서 하는 막막한 교수님들도 있지만 -_-;;
화요일부터 시작한 축제
캠퍼스를 거닐면서 제일 많이 눈에 보이는건 역시 먹거리입다.
전 복학한 그 동기놈과 함께 수업을 일찍 끝내고 한가로이
예비역도 축제좀 즐겨볼까나? 라는 마음에 캠퍼스를 거닐면서
이리저리 구경을 했습다.
뭐 군대가기 전에 비해 그다지 달라진 풍경은 없더군요.
그래도 예전 군대가기전 그때의 향기가 물씬 다가오네요.
그땐 그랬지 뭐 이런거 -_-;
왜이렇게 다 늙어빠진 소리를 해대는건지 -.-
전 동기놈과 닭꼬치를 한개 사먹으면서 교정을 거닐었습다.
동기 : 아허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건 없는데
군대에서 하도 썩다오니까 그저 좋기만 하다
나 : 좋긴 -_-
난 그저 그런데..
동기 : 색기야 좀 즐겨봐라.
그렇게 예비역티를 내고싶냐?
나 : -_- ( 이 색기가 -_-+)
이 인간은 막 복학했으니 뭔들 안 즐겁겠습까.
나도 1학기때 복학해서는 조금이나마 즐기려고 했단말이죠.
그러나 재미난게 있어야 즐기지 원 ㅡ.ㅡ
이런 지루한 생각을 하며 걸어가고 있는데
동기놈 뭐라도 신기한걸
발견했는지 나를 제쳐놓고 앞으로 휙 뛰어갑다.
나 : 어디가
동기 : 야 야 빨리 와봐
전 동기놈이 가는곳을 뒤쫒아 가봤습다.
동기놈이 신나서 뛰어가 도착한곳은
어느 모 동아리에서 주최하는
물풍선 던지기 게임 -_-;
이놈은 이게 그렇게 잼있어 보였나?
우리가 군대가기전에 신나게 했던거긴했지만
나이쳐먹어서 이게 뭐가 잼있어 보인다고 이리
허겁지겁 쫒아온건가..
동기 : 야. 이거 한판 어때?
옛날기분 되살려서 말이지.
나 : 아 시러.
동기 : 이런 잼없는 놈을 봤나.
어차피 물풍선 우리가 맞는것도 아니고 던져서 잘 맞추면
상품도 있는데 왜 하기싫다 그러냐?
나 : -_-
동기 : 하자아. 응?
나 : -_-
동기 : 하재니까아~ 웅?
애교떨기는 색기 -_-;
나 : 알았어. 하자 해 -_-
동기 : 으힛~
저겨 이거 한판에 얼마예요?
학우 : 네에 오백원이에요 ^^
풍선은 5번 던질기회가 있구요 5번 다 맞추시면
저희 동아리에서 공짜로 기념사진을 찍어드려요 ^^
동기 : 음.. 기념사진이라..
나 : 내가 왜 너랑 기념사진을 찍어야하냐 -_-
여자도 아닌데..
동기 : 난 좋은데?
으흣 너가 오늘 하루 여자해라
저 개색기 ㅡ_ㅡ
동기 : 그럼 나 먼저 한다~
동기놈 신났네요.
저도 조금 즐겁긴 합니다.
예전 기분도 되살아나고.
이렇게 예비역이 되어서 축제를 즐긴다는게 또 색다르고 좋네요
근데 동기놈 있는 포즈 없는 포즈 다 잡더니만
물풍선 5개중에서 겨우 2개 맞추어서 터트립니다 -_-
남자가 저리도 힘이 없어서야 -_- 쯔쯔
나 : 좋다고 하더니 고작 2개냐?
동기 : 아.. 기술이 딸리네
나 : 넌 힘도 딸려 색갸.
군대에서 뭐하다왔냐
동기 : 잘난척은 -_-
어디 그 잘난얼굴로 함 잘 던져보시지?
이게 비꼬네 -.-+
흠흠. 뭐 나도 간만에 던지는거라 잘할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너보다 한개더 맞출 자신은 있다 이놈아 -_-++
전 동아리 학생에게 오백원을 건네고 물풍선을 받아
던질 자리에 섰습니다.
근데 막상 동기놈에게 큰소리쳐놓고 던지려니까
긴장이 되는군요 -_-;
이러다 한개터지면 어케한답니까 -.-
게다 이 잘난외모로 고작 고따구로밖에 못하면
그 뒷다마는 배가 될텐데
아..
잘난것도 문제군요 ㅜ_ㅜ
(정말 재섭다 -_-;;)
전 팔을 자연스레 뒤로 젖히면서 과녁을 향해 실눈을 살짝 뜬뒤
물풍선을 든 손에 힘을 실어 한쪽발을 들고
있는자세 없는 자세 다 취하면서 던지려고하는디.
.....................
쿠당탕
악
동기 : 헉 -_-;;;
동아리 학생들 : 어머 ㅡ,.ㅡ;
나 : 아허 뭐.. 뭐야!!
과녁을 향해 돌진해야하는 물풍선은 무언가와의 큰 마찰에
차마 날라가지 못하고 넘어지는 바람에
가슴안으로 쏙들어가 터지고
안그래도 그 주변에 터진 물이 흘러 바닥도 흥건하건만
난 어쩌자고 앞으로 넘어진건지 앞부분이
몽창 젖어버리고 말았습다 ㅜㅜ
전 엎어진채로 바둥거리면서 나와 마찰을 일으킨 물체?를
고개를 돌려 쳐다봤습다.
옆을 쳐다보니 왠 생판모르는 여자가 뒤로 나자빠져서
낑낑 거리고 있더군요.
어찌된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왜 저 여자가 물풍선 한번 잘 던져보겠다고 폼잡고 있던 나와
부닥쳐서 저러고 있는건지 ㅜ_ㅜ
나 : 아.. 뭐.. 뭐야
여자 : 아.. 아야..
동기 : 야 괜찮냐?
동아리학생들 : 어떻해. 다 젖었겠다.
나 : 아..아흐 모야
여자 : 아.. 미.. 미안해요.
전 엎어진채로 일어나지 못하고
그 여자가 미안하다는 소리에 갑자기 짜증이나서 살짝 갈궜습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어찌했든 내가 먼저 그 자리에 서있었고 이 여자가 나랑 부닥쳐서
이렇게 된 일이니 짜증이 날수 밖에요 -_-+
그 여자는 많이 미안했는지 넘어져서 아픈것도 모르고
벌떡 일어나더니 저한테 다가와 부축을 합니다.
안그래도 넘어져서 쪽팔린데
여자가와서 부축을 해주니 더 쪽팔리더군요.
아허 어쩐지 물풍선 하기싫더라니
괜히 하기 싫은게 아니였습다.
이 망할 동기녀석 ㅜㅜ
여자 : 미안해요.. 괜찮아요..?
나 : 아우...
이럴땐 매너있게 남자가 괜찮다고 말하면서 걍 일어나야했지만
솔직히 폼잡고 있던터라 그럴 경황 전혀 없었습다.
근데 그때..
어디서 많이 본 여자가 우리쪽으로 다가오는게 보입니다.
" 정현아 괜찮아? "
라는 말과 함께..
나 : 헉..
그건 다름아닌..
방학내내 날 궁금증에 몸사리게 만들었던
서예린..
그 뚫녀 -,.-;
나 : 헉 -_-;;;;
예린 : 어머..
나 : (이.. 이런 ㅠㅠ)
예린 : 오... 오랫만이에요.
나 : 아.. 네.. 오.. 오랫만 --;
아 근데..
난 엎어져있고. 저 여자는 서서 나한테 인사하고
이게 뭔꼴이야 진짜 ㅜㅜ
일어나긴 일어나야하는데
바지 앞은 다 젖었을텐데..
게다 난 오늘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어 한껏 멋을 냈는디 ㅜㅜ
아 미쳐버려 진짜
오랫만에 만난것까진 좋은데 왜 하필 여기서
왜 하필 이런 개떡같은 상황에서 만나냐거 왜 ㅜㅜ
동기 : 괜찮아?
아.. 닥치라고 할수도 없고. 괜찮다고 말하기도 쪽팔리고..
예린 : 괘.. 괜찮으세요?
아.. 정현아 넌 괜찮아?
나랑 부닥친 여자가 저 서예린이라는 여자의 친구인가봅니다.
이름이 정현이군 -_-
그러나 그건 내 알바아니죠.
정현 : 웅.. 괜찮아 ㅜ_ㅜ
근데 나땜에 넘어지셔서..
예린 : 그러게 왜 좁은 거리에서 뛰어다녀.
글고 앞에 사람있는것도 모르고 내가 부른다고 왜 뒤를 돌아보냐.
정현 : ㅜㅜ
그.. 그렇군.
그렇게 된거였군 ㅡㅡ;
전 그 여자들 말 들으면서 더 누워있을 재간이 없었습다.
어떻게서든 이 상황을 모면하고 싶은 맘 뿐이였죠.
아.. 나 좋다는 여자한테 이게 왠 쪽팔림이라죠.
그것도 진짜 오랫만에 본건데 말입니다.
게다 난 고맙다는 말도 전해야 하는디 ㅜㅜ
전 일어나서 먼저 옷의 상태를 확인했습다.
중요한 부분을 따라 -_-;
바지가 묘한 그림으로 젖어있더군요.
면바지라.. 게다 아직 환한 대낮이라 더더욱 선명하게 보였습다.
아 짜증나 진짜.
예린 : 미안해요..
나 : 아.. 아니에요.
동기 : 아는 사이?
시끄러 이 색기야.
나 : 오.. 오랫만이네요 -_-;
예린 : 아.. 네 -_-;
정현 : 미안해요 정말로 ㅜ_ㅜ
나 : 아니예요. 일부러 그런것도 아닌데요.
정현 : 근데 바지가..
헉.. 어딜봐 이 여자야 ㅡㅡ;
나 : 괘.. 괜찮아요. 그..금방 말라요. 하하하하하 ㅎ ㅏ핫
ㅜㅜ
동기 : 마를때까진 쪽팔리겠다.
나 : -_-
저 도움안되는 놈 -_-;
예린 : ^^;
거의 3개월만에 만난건데
왜 하필 이런상황인지 모르겠습다.
이 여자는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웃고있네요.
그치만 난 오늘은 진짜 울고싶습다 -_-;
저 여자한테 내 이미지 다 망가졌겠네요.
개구리처럼 엎어져서 바둥거리고 있는 모습이란..
에휴 ㅜㅜ
정현 : 어.. 어떻하지 ㅜ_ㅜ
예린 : 어떻하긴 담부터 조심해 이 기집애야.
나 : 신경쓰지 마세요.
그럼 저 갈께요. -_-;
지금 이 상황에서 그때 고마웠다느니.. 어떻게 지냈냐느니
그런 말할 겨를 절대 없습다.
어떻게서든 바지말리러 도망을 가든 집으로 가든 해야됬습죠.
예린 : 가시게요?
나 : 네.. 담에봐요.
동기 : 물풍선 안던져?
이 망할시키 ㅡ,.ㅡ+
나 : 빨리 가자
동기 : 어.. 어어
예린 : 잘가요..^^
또봐요..
정현 : 미안해요 진짜로..
나 : 그럼..
휘리릭
전 눈치없는 동기놈 잡아채서 얼른 그 곳을 빠져나왔습다.
누가보면 물풍선 죄다 맞은줄 알겠네요.
에휴.
동기 : 야 근데. 저 여자 아는 여자야?
나 : 응
동기 : 누군데?
나 : 누굴것 같냐
동기 : 난 첨보는데
누가 너 아는 여자라고 했냐?
아 이색기 진짜 웃긴놈이네 -_-
나 : 저 여자가 그 못먹는감 사건의 주인공이다
동기 : 헉
나 : 놀랬지?
동기 : 으아.. 저여자가 그 여자였어?
근데 왜 널 못알아보고 부닥친거래?
이거 바보아냐?
군대갔다오더니 머리가 아주 썩었네 --;
나 : 아 나랑 부닥친여자말고.. 그 여자
그 부닥친 여자의 친구 ㅡㅡ
동기 : 아.. 그 여자.
나 : 그래. 그 여자가 그 뚫녀야.
동기 : 흠...
나 : 왜
동기 : 웃는모습 예쁘던데.
나 : 그래서 맘에 들었냐?
동기 : 근데 그 여자 너 좋아한다며
나 : 너 좋으면 니가 어떻게 해보든지.
난 그다지 관심없다.
동기 : 진짜?
나 : 아 몰라.
바지말리러 어디 들어가자.
동기 : 너 그말 후회없지?
나 : 니 맘대로 하래니까.
동기 : 그럼 그 연락처 나줘라.
나 : 알았어 알았어.
야 우선 바지말리러 어디 들어가자.
이러고 집까지 못가겠다
동기 : 당구 한겜?
나 : 콜
동기 : 지는 사람이 2차까지 쏘기
나 : 내가 지나가는 강아지한테 져도 너한테는 안진다.
동기 : 여자들이 너의 이런모습을 알아야 안들러붙지
나 : 하하.
넌 착한데도 없쟎아?
동기 : 이 색기가~
...........................
동기놈과 당구를 치고 이겨서 밥 얻어먹고 술까지 한잔 얻어먹고
집에 돌아왔습죠.
제가 그랬죠?
지나가는 강아지한테 져도 그 놈한테는 안진다고 -_-;
이해가 안가는게 물 80이면서 짠 150인 나한테 왜 그리 개기는지
몰겠습다.
그놈의 승부근성때문인지.
집에와서 오늘 있었던 일들을 생각해보았죠.
방학내내.. 그리고 축제때까지 내내 궁금하게 하더니만
그렇게 우연처럼 또 마주칠줄이야..
물론 상황은 엿같았지만 말입다 -_-;
그렇게 마주치지 않고 길가다 마주쳤다면
저번 그 써머리건에 대해 감사의 표시라도 했을터인데
조금 미안해지기도 합니다.
내가 연락하지 않는이상..
또 그 여자가 내 눈앞에 작정하고 나타나지 않는이상
그렇게 마주치긴 힘들텐데..
전화라도 해볼까요.
근데 내 동기녀석이 그 여자를 맘에 들어하는것 같았는데..
이참에 동기녀석하고 연결이나 시켜주나.
그래도 그건 예의가 아니겠죠.
우선은 나한테 호감을 보인 사람에게 그런다는건
거절보다 더한것이 된다는..
근데 동기 놈 진짜인가 -_-a
전 서랍을 열어 전에 그 여자가 건낸
전번이 적힌 그 쪽지를 꺼내 펴보았습다.
서예린.. 서예린..
내일 보자고 할까요..
근데 막상 연락하긴 좀 그런데..
감사의 표시는 진작에 할수도 있었던 일이니까..
내가 이제까지 망설인건
그 여자가 날 넘 부담스럽게 좋아한다는것 때문이였고
그 여자에게 내가 별다른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였는데 말입니다.
그래도 감사의 표시는 해야하는데 -_-;;
에이 씨.
몰라.
# 축제 2번째날.
동기 : 야~
나 : 왜
동기 : 우리 물풍선 던지러 갈까?
나 : 닥쳐 임마.
동기 : 히힛. 아 맞다
나 : 왜
동기 : 전번 가져왔냐?
나 : 너 진심이냐?
동기 : 진짜래도.
나 : 맘에 있어?
동기 : 내가 그런것가지고 구라치는거 봤냐.
나 : 흠..
동기 : 어차피 너 그 여자땜에 시험도 잘봤고
고맙다는 말도 전해야 한다면서..
이참에 함 같이 보는것도 좋쟎아. 안그래?
나 : 얼토당토않는 합리화는 아니고?
동기 : 이게 왜 얼토당토냐?
넌 니할일 하면되는거고 난 내 할일 하는건데
듣고보니 그렇네 -_-;
근데 기분은 이상한걸?
나 : 나 좋다고 한 여자였는데
너 소개시켜주기 좀 그렇다 야.
니가 알아서..
동기 : 쓰잘데기 없는 소리하지말고 연락처 줘봐.
어차피 넌 관심없다며
나 : -_-;
동기 : 달래니까
나 : 안가져왔다.
동기 : 이런 색기
안가져오긴. 가방속에 있는데 -0-;
나 : 그냥 자연스레 친해지자 오케이?
동기 : 이보다 더 자연스러운게 어딨어
아 그색기 되게 보채네 진짜 ㅡㅡ
나 : 가자
동기 : 말돌리지 말래니까
나 : 아 진짜!
동기 : 나 진짜 맘에 든다니까 그 뚫녀.
나 : -_-
동기 : 같이 친해져보자고!!
불쌍한 니 친구좀 도와줘봐 좀
넌 얼굴도 잘생기고 성격도 좋으니 기회많쟎아.
안그래?
이 놈이 군대가더니만 더 이상해져가지고 왔네 아주.
맞는말이긴 하지만 뭐 -_-;
나 : 알았어 낼 보자고 할께
동기 : 오 예 ~
아후 -_-;
괜히 양심에 찔리고.. 괜히 기분 이상하네요.
어차피 난 관심없는건 사실이지만 이건 아닌것 같은데 -_-;
이 눈치없는 놈이 또 어떻게 그 여자한테 접근할지
뻔한데 말입다.
동기 : 뭐할까? 수업도 없는데?
나 : 오늘 가요제 있다고 하던데. 그거 구경하자
동기 : 우선 밥부터 먹고~
나 : 니가 쏴라
동기 : 좋아. 내일 그 여자 만난다고 하니
그 기념으로 내가 한턱쏘지!
나 : 그럼 나가서 먹자. 학생식당말고
동기 : -_-
나 : 연락하지말까?
동기 : 가.. 가자 -_-;
이.. 이러면 안되지만 -_-
어차피 그러기로 한거 뭐.. 이용하는것도 나쁜건 아니겠죠.
나 이런놈 아닌데 --;
그래도 내 친구놈과 그 여자가 잘된다면야
저로써도 좋은일..
이상하게 보지 말아주십쇼 - -
전 친구놈과 나가서 뼈다귀 해장국을 맛나게 먹은후
다시 학교안으로 들어와서 노천극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랫만에 여기 계단에 앉아보네요.
가요제를 위한 행사준비는 다 끝났고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됩니다.
어둑어둑해지니 조명들이 멋지게 빛을 뿜어내는군요.
캠퍼스의 낭만일까요
왠지 기분이 좋아집니다.
학교다닐때만 만끽할수 있는 여유로움과 낭만..
이것도 내년이면 끝이군요.
어쩜 올해가 마지막일수도 있겠네요.
내년엔 학점관리에 취업준비에 정신이 없을테니 말입니다.
동기 : 으아 분위기 죽인다
나 : 그러게.
학교 캠퍼스가 이렇게 예뻐보일때도 있구나.
동기 : 너가 더 예뻐 ^^
개색기 - -;
남자한테 이쁘다고 하는게 모야.
이 색기 진짜 호모아냐?
무섭네 갑자기 ㅡ,.ㅡ
동기 : 엇. 가요제 시작하려나보다.
나 : 응 그러네.
사회자 : 안녕하십니까 ~
자 가을 축제를 맞이하여 열리는 여러분들만의 잔치
가요제 그 멋들어진 막을 열어볼까요?
사람들 : 와와~
저 고전적인 멘트 -_-
뭐 무난한게 제일 좋은 법이긴 하지만
사회자좀 새끈하게 갈아보지 -.-
사회자 : 첫번째 순서입니다.
국문학과 97학번 아. 새내기군요
이 정희 양의 무대가 준비되어있습니다.
곡명은 어쩌고 저쩌고...........
전 동기놈과 노천계단에 앉아
담배를 뻐끔피면서 커피한잔 들이키면서
가요제에 참가한 사람들의 노래를 순서대로 감상했습다.
참 사람들 노래 잘하더군요.
뭐 잘하니까 예선거쳐서 여기까지 왔겠지만..
게다 상품도 빠방하니 도끼눈뜨고 연습했을것도 뻔할테고.
진행은 계속되었고
8번째 가수가 무대에 오를 차례가 되었습니다.
사회자 : 네. 정말 노래 잘들 하십니다.
이번에 모실분은 영문학과 학생이군요.
영문학과 2학년 96학번 서 예 린 양입니다.
나 : 96이면 2학년이군.
좋을때다.
동기 : 야.
나 : 응?
동기 : 서예린이래.
나 : 응.. 근데 왜
동기 : 서예린..
나 : 헉
누.. 누구? 서예린?
그 뚫녀?
전 놀라서 벌떡 일어나서 무대위를 뚫어져라 쳐다봤습다.
이번엔 제가 뚫놈이 되었군요 -,.-;
전 무대위를 정신없이 고개를 빼가면서 쳐다봤습다.
헐..
그 뚫녀. 서예린이 맞네요.
사람 1 : 앞에 앉으세요~
사람 2 : 안보여요~
나 : 헛.. 아.. 네 미안해요 ^^;;
-_-; 그럴수도 있지
무안하게 시리.
전 자리에 천천히 앉아 그 여자한테 시선을 고정했습다.
놀랍군요.
이 여자 이런 가요제에도 나오다니.
사회자 : 자 서예린양 곡명이 뭐죠?
예린 : 나에게로의 초대 입니다 ^^
동기 : 아.. 웃는모습 정말 예쁘다.
나 : -_-; 완전 맛이 갔군
동기 : 예쁘쟎아. 조명발 받으니까 더 예쁘다..
너도 함 찔려봐라. 이쁘게만 보이나 ㅡ.ㅡ
사회자 : 아 정경화씨 노래군요. 그렇죠?
예린 : 네 ^^
사회자 : 그럼 멋있게 불러주세요~
사회자의 간단한 질문이 끝나고 노래의 반주가 시작되었습니다.
마이크를 가볍게 잡고 주위를 살짝 둘러보면서 서있는
서예린양 -_-
또 색다른 모습이네요.
전 담배를 한대 다시 물어피우면서 벙찐채 고대로 앉아있었습다.
=== 환상속에 있어 다가설수 없는 너에게 나를 보여줘
조금만 다가서도 멀어지는.. 나의 사랑 나의 꿈
.....
조금씩 멈춰지는 시간속에 널
어둠속에 빛처럼 my love
다가설 수 없는 너를 내게 보여줘
어둠 속의 한줄기 빛처럼 느껴 my love
사랑하는 너를 모두 느낄 수 있어 어둠 속의 빛처럼
...........
my love 사랑하고 싶은 너를 내게 보여줘
어둠속의 한줄기 빛처럼 느껴 my love
사랑하는 너를 모두 느낄 수 있어 슬픈 나의 사랑을 ===
사람들 : 짝짝짝.. 오 ㅏ ㅇ ㅏ~~
동기 : 우아.. 노래 정말 잘한다. 아.. 멋져라 ㅜㅜ
나 : 허.. 헐.. 지..진짜 잘한다.
동기 : 야.. 뭐해 박수쳐.
아.. 나 진짜 반했어 ~ ㅇ ㅏㅇ ㅏ~
나 : 어.. 어 짝짝짝
저.. 정말 멋들어진 노래였습니다.
서예린이라는 여자.. 평상시 말투는 차분하고 얌전한데
정경화 노래를 저렇게 또다른 목소리로 잘부르다니..
근데 왜 저 노래가사가 내 가슴에 꽂히는 거죠?
-_-;
환상속에 있어 다가설수 없는..
나에게 너를 보여줘 -0-;
꼭 저 여자가 날 생각하면 부른 노래같다는 생각이 왜 드는건지.
모르겠군요 -_-;
도끼병인가 ㅡ.ㅡ;
동기 : 야.. 무대쪽으로 가보자
나 : 헉.. 거긴 왜
동기 : 얼른 꽃사서 저 여자한테 주자.
나 : 우리가 왜
동기 : 우리말고 나
나 : 니가 왜 임마
동기 : 노래 잘 들었으니까 잘 들었다고 답례해야지
나 : 야 너랑 그 여자 알지도 못하는데 무슨 그런게 답례거리야
동기 : 그러니까 같이 가자고
이.. 이놈 미쳤구만 아주 ㅡ,.ㅡ;
나 : 야.. 야 잠만.
전 버팅기면서 동기놈의 손을 뿌리쳤지만
동기놈의 사랑의 힘인지 뭔지 진짜 억세더군요.
동기놈 손에 이끌려 꽃을 사고 무대쪽 대기자들이 있는 뒤편으로
질질 끌려갔습다.
이.. 미친놈 ㅜㅜ
5부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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