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나를 떠난지도 벌써 4년이라는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내가 한참 어렵고 경제적으로 힘들어 할때 그녀는 나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고 절망어린 눈빛, 그런 눈빛을 나에게 던지면서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그렇게 뒤돌아섰습니다.
아직도 4월 이 때가 오면 그녀에게서 흘러 나오던 그 향긋한 오이향,
고개를 돌릴 때 마다 풍겨져 나오던 그 머리카락의 향기들이
숨을 멎게 할 정도로 벅차게 심장속으로 파고듭니다.
지금도 차를 타고 가는 차창 너머로, 문득 스쳐가는 낯선 여자의 긴
머리카락 흩날림에도 그녀의 향기를 느끼는 것은 아직도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
그녀가 날 떠난 이후로 나는 세상을 무척이나 비관하고 나 자신을
괴롭히고 아무렇게나 아주 오랫동안 그렇게 방황하며 술로 1년 이상을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여기 저기 돈 꾸어 쓰고 카드 쓰고 대출 받고 한 것이
지금까지 벌어왔던 것 보다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 떄 대출 받았던 돈이 아직 할부로 남아 있으니까요..
아직도 카드용지에 찍혀져 나오는 할부금은 아무리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하는 나의 젊음날의 헛된 한 순간의 지울 수 없는
아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는 볼 수 없겠지요
다시는 만날 수도,
우연히 스쳐갈 수도 없게지요.
저는 지금 그녀가 살고 있는 곳에서 아주 먼 곳으로 도망치듯
떨어져 있으니까요.
열심히 살려고 노력도 해 봤습니다.
세상이 모두 내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군요
현재 가지고 있는 재산도 없고, 월급을 타면 월급이 어디로
갔는지 통장에 얼마가 들어 있는지 공과금이 얼마가 나가는지
도무지 계산이 되지 않습니다.
참 한심한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오늘부터라도 가계부를 쓰려고 합니다.
조금 귀찮아도 되는데 까지 해 보려고 합니다.
술만 끊으면 되는데..
그녀를 잊을 수 있는 날이 그 때가 술 끊는날이 되겠지요
지금도 너무 혼란스러운 마음을 주체하기 힘들어
쓴 소주잔을 기울입니다.
아! 이 봄은 언제나 지나 갈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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