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아빠 생신이예요.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갈 수록 명절이나 부모님 생신 및 친,인척 결혼식 등등이 너무 당혹스럽네요.
결혼한 오빠는 외국에서 벌써 6년째, 결혼한 언니는 서울에 살고있고 솔로인 저만 지방에서 부모님께 얹혀살고 있어요.
오빠는 당연히 다른 때도 올 수 없었고, 애가 둘인 언니는 쉽게 다닐 수 없는 가정주부라는 틀 속에서 이번 아빠 생신때 올 수 없는 상황이구...
시집못간 철없는 이 딸땜에 흰머리만 무성히 늘어가는 부모님 뵐 면목이 가뜩이나 없는데.... 왠지 오늘 따라 출근길에 본, 집앞을 쓸고 계신 아빠의 어깨가 왜 그리 한없이 축쳐져보이는건지...
맨날, "넌 커서 뭐되려고 그러냐?" 라는 구박과 함께 늘 오빠, 언니와 비교만 당하던 이 못난 딸이 이런 날 떡하니 멋진 남자와 나타나 자식된 도리 다하고 싶었는데....
"아빠! 보세요. 엄마, 아빠가 그렇게 동네 자랑하던 오빠, 언니 보다 이 철없는 막내가 더 낫쟎아요. 곁에서 생신도 챙겨드리구...." 라고 큰소리 치고싶었는데...
올 해도 어김없이 부모님을 실망시켜드리고 마네요.
저녁에 외식이나 할까 하지만... 괜히 초라한 모습 보여서 부모님 맘만 속상하게 만드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서네요.
누가 싱글을 화려하다 했던가요......?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혼자가 더 편하고 혼자가 더 자신있다고 고집피우던 저였는데..
솔로라는거...시간이 흐를 수록 마음을 단단히 먹지 않으면 안될거 같아요.
저희 부모님은 시집 안간, 혹은 못간 제가 집안 망신이라고 생각하십니다. 남부러울 것없는 우리 집이 너때문에 기를 못 편다고 하시죠. 이젠 저도 그런 부모님의 원망을 듣는것도 자신이 없네요.
분가라도 하고싶지만 절대 안된다고 하시구요.
아이구~~~~~
혼자 라는게 이렇게 앞이 깜깜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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