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스트레스 무지 받네요. 꼼꼼한 우리 사장님...꼼꼼과 완벽을 넘어 이젠 변태같아요. 확인한걸 또 하고 또 하고...물어본걸 또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사장님 얼굴만 보면 숨이 멎을 것 같네요. 막 때려주고 싶고 욕해주고 싶고 째려보고 싶어요.
너무 이기적이고 시간 관념도 없고 말씀도 많으시고...
저 지금 우리 사장님 5년째 모시고 있는데 홧병이 날 것만 같아요. 이제는 무뎌질 때도 됐는데 갈수록 더해가네요.
어쩔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여기서 좀 더 있다가는 죽은 다음 제 몸을 해부해보면 속이 다 타들어갔을지 모르겠다는 생각...
그래서 장기기증도 못할 것같아요. 어쩌나... 착한일 해야 천당이라도 갈텐데...엉엉
너무 짜증나게 꼼꼼하고 성격도 급하시니까 옆에서 저까지 스트레스를 받는 것같아요.
에이~ 이러지말아야지...싶다가도 ....
맨날 외부에서 회의가 있으면 꼭 30분씩 일부러 늦게 나가세요.
얼마나 권위주의가 심한지...당신이 늦게 나가야 먼저 온 사람들이 일어나서 반겨주는게 좋은가봐요. 저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너무너무 화가나요. 연세가 많으셔서 그러나?(우리 사장님 예순이 넘으셨져 )
전화 통화도 뭐 그리 오래하시는지... 한 번 수화기를 잡으면 기본이 30분이예요. 퇴근시간도 따로 없고... 저녁 약속이 있으신 날에도 꼭 30분씩 일부러 늦게 나가서 사람들이 기다리게 만들어요. 너무 얄밉지 않나요? 전 맨날 기다리는 사람들 전화---왜 안오시냐고 묻는 전화-- 받느라 진땀을 뺀답니다. 이미 출발하신 것처럼 거짓말 해야하거든요...
밖에서 사드시는건 또 얼마나 좋아하는지... 점심, 저녁 약속 없는 날도 절대로 집에 들어가서 식사하시는 적이 없어요. 약속이 생길 때까지 밍기적거리다가 약속 생기면 비싼 곳에 가서 드세요. 자기 돈으로 자기가 드시는거야 제가 뭐라 할 건 없지만 약속이 없으면 저더러 맨날 약속 만들어내라고 트집 잡으세요. 전 배 쫄쫄 곪고 이리 저리 사장님 친구분들한테 전화해서 약속 잡아드려야하고 그러다보니 퇴근도 자연 늦어지고...
근데 문제는 우리 사장님이 저를 많이 신임하고 예뻐해주신다는 거예요. 제가 이렇게 싫어하는지 전혀 모르시죠. 전 사장님 얼굴만 봐도 짜증이 나는데...
요즘은 제가 얼굴에 늘 인상을 쓰고있으니까 조금은 눈치를 채신 것같기도 하고...
저희 사장님 아시는 주변 분들이 그러세요. 우리 사장님 모시느라 진짜 욕본다고.... 첨엔 그 말이 뭔지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피를 아주 말리는 성격이더라구요. 에구에구~~ 그렇게 직장생활한 게 벌써 5년이나 됐네요. 근데 이젠 한계에 다다른것같아요.
제가 뭐 성인군자처럼 성격이 좋은 것도 아니고 인간성이 괜찮은 것도 아니고... 집에서 그냥 곱게 막내로 자라서 그 동안 사장님 비위 맞추느라 노력한다고 했는데....
가장 걱정되는건 말이져. 제가 내년이면 서른인데...ㅜ.ㅜ
사랑할 남자를 만나야하는 것도 과제이지만 만약 만나더라도 결혼해서 내조라는걸 해야하는데.... 저 누구 뒷바라지하고 챙겨주고 하는거...우리 사장님한테 질려버려서 결혼해서까지 또 누굴 그렇게 해줘야한다는게 벌써부터 회의가 느껴질려고 한다는거죠. 물론 마음에서 우러나서 하는건 사장님 모실 때하곤 다르겠지만서두... 흑흑흑
그래서 부모님이랑 주변에서 자꾸 결혼하라고 하고 남자를 소개시켜줘도 혹시 저 남자는 내가 하나에서 열까지 다 챙겨줘야하는 피곤한 스타일은 아닌지... 그런 생각부터 먼저 든답니다.
그러다보니 누구 소개받기도 싫고 만나도 별 느낌도 안 생기구...
에구에구.. 첨부터 이런 글을 쓰려고 했던게 아닌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됐네요.
오늘따라 우리 사장님 무쟈게 피곤하게 굴고 있습니다. 그냥 그래서 넋두리 써봤떠요.
오늘도 저녁 약속 없으시다고 누구랑 저녁 먹어야하나 약속 잡아놓으라고 하시는데... 어떡해요! 저 오늘도 퇴근 제때 하긴 글렀네요. 아~~ 늙는다 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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